Abstract
[하루 정리] 24.10.20. 오산독산성전국하프마라톤: 첫 마라톤이자 하프
첫 마라톤이다보니 오버페이스를 했는데, 끝까지 버텨서 해냈다!
Detail
정말 생각이 비워지는 것이 좋아서 시작한 달리기인데, 어쩌다보니 쿠마라는 교내 동아리도 들어가고, 쿠마에서 다들 대회를 나가길레 나도 한번 나가봤다. 쿠마 자체에서 주력으로 밀고있는 대회는 아니었기에, 같이 참여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이왕 하고 있는거 공식 기록을 남겨보고 싶어서 출전하기로 했다.
이번에 나가는 대회는 나의 고향인 오산에서 진행하는 '오산독산성전국하프마라톤' 대회이다. 대회는 4.8km, 10km, 하프가 있었고, 참가비는 하프가 3만원이라는 상당히 저렴한 비용이다. 여타 마라톤은 대부분 6~7만원 이상이다. 게다가 기념품으로 운동용 가방인 '더플백'을 준다고 하니까 기록 남길겸 참가하기에는 충분한 이유였다.
대회 전날에 아부지와 함께 코스를 봤는데, 막 설명을 해주셨는데 사실 오산 토박이 치고 아는 곳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아는 곳이 있겠지? 하며 설레며 잠에 들어보았다. 아 물론 대회기간이 공교롭게 시험기간이라 설렌다기 보다는 공부에 치이긴 했다.
대회 당일이 되었다. 참가해보니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러닝 붐이라 모든 대회가 매진이기도 하고, 오산이면 수도권이다보니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나중에 뉴스를 보니 5천여명이 참가했다고 한다. 이렇게 달리기에 진심인 사람들이 많은 것이 놀랐고, 나 역시 이사람들 틈에서 열심히 배워보려고 한다.
10초부터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고, 드디어 출발했다. 코스도 하나도 모르고 출발했기에 앞사람만 쫒아서 달려갔다. 시험기간이라 일주일만에 달리기였기에 초반에는 몸을 풀면서 달렸고, 달리다보니 주변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신나게 오버페이스를 했다.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으려고 1:45 페이서를 쫒아갔는데, 사실 그것도 오버페이스이긴했다. 1km를 5분 페이스로 달리는 것이니.
그렇게 계속 달리다보니 물도 주고 초코파이도 주고, ... 생각보다 대회가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다. 그런데 생각보나 업힐이 많았다. 올라가면 내려가는 길도 있으니 괜찮겠지.. 생각했는데 연습할때는 항상 트랙이나 평지를 대체로 달렸기에 많이 힘에 부쳤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는 업힐을 잘가는 듯 했다. 평지에서 나를 제쳤던 사람들이 업힐에서 뒤쳐지는 것을 보니 생각보다 내가 잘 달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13km 정도 지났을 무렵인가. 업다운이 계속 있었다. 이때부터 조금씩 정신이 놔졌던 것 같다. 포기하지만 말자라는 생각으로 꾸준히 달렸는데, 한사람 한사람 나를 제치고 치고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다보니 나도 힘내야지 하고 계속 달렸다. 그러다 19km가 넘을 무렵, 갑자기 힘들었던 것들이 사라졌다. 이게 러너스 하이인가? 싶으면서 미친듯이 달렸다. 일단 1:45 페이서를 따라잡고 그때부터 속도를 4:10초 페이스로 달렸다. 너무 기분 좋았다. 그렇게 사람들이 환호해주는 골인지점을 통과했다.
대회의 최종 기록이 1시간 40분이라니. 이렇게는 10km도 달려본 적이 없을텐데. 너무 기분이 좋으면서 포기하지 않으니까 할 수 있네? 싶었다.
그렇게 나의 도전 하나가 또 이렇게 끝났다. 주변에 달리기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하나둘 대회를 나가는 모습이 '왜 굳이 돈을 내서 대회까지 나가지?' 싶었는데, 주변에 달리는 사람들이 많은 대회에서 달리는 것은 다른 느낌이었다. 너무 재밌는 기억이었고, 주변에 기록을 공유하니 다들 기록을 보며 놀라면서도 축하해주었다.
이제 달리기는 잠시 접고, 시험 공부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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