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석사과정에 들어왔을 때 나는 분명한 목표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하나에 전념해 꼭 의미 있는 성과를 내겠다’고 다짐했으니, 누구보다 이 과정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서울에서의 첫 학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연구실의 자유로운 분위기, 다양한 행사,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까지. 달콤한 유혹 앞에서 나는 조금씩 중심을 잃어갔다. “과정에서의 경험도 의미가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목표는 희미해지고 나의 연구 스타일은 주위 상황에 휩쓸리고 있었다. 어느새 첫 학기가 훌쩍 지나가 버렸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라는 의문이 스스로에게 되돌아왔다.
그럼에도 그간 나는 연구 과제 세 건을 진행했고, 디지털논리회로 조교와 코스웍 수업에도 열심히 참여했다. 개인 연구도 꾸준히 이어갔다.
한 달가량 투자한 뉴립스 1저자 준비도 그중 하나였다. ‘결과를 빨리 얻기 쉬운 분야’를 택해 스스로 타협하며 빠른 성과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배움과 성장은 분명 있었으나, 애초에 내가 추구하던 방향과는 크게 어긋나 있었다.
이대로라면 ‘내 연구’라는 본질을 잃고 잡무만 늘려갈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그러던 중 학부 동기의 블로그 글 ‘농사로봇 리서치를 시작하며’를 읽었다. 코스웍, 프로젝트, 과제, 세미나 등을 하나의 주제로 align하는 것이 대학원 생활의 피로도를 줄여 주는 방법인 것 같다.라는 말이 너무 와닿았고, 나는 다시금 나의 연구자적 목표를 떠올렸다. 그것은 ‘세상을 3차원으로 이해하자’는 것. 시멘틱 정보든, 언어적 해석이든, 물리적 현상이든 상관없이, 연구 수단에만 얽매이지 않고 세계 그 자체를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것—바로 이것이 내가 추구해야 할 길이다.
지금은 다시 처음의 다짐을 되새기려 한다. 남은 석사 생활 동안 이 목표를 중심에 두고 연구에 몰입하며, 구체적인 실험 계획과 스케줄로 나누어 매주 성과를 점검하며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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